나치군을 떨게한 밤의 마녀들, 소련공군 여성 야간폭격기 연대

군복 차림의 여성분들을 보면 멋있기도 하고 아직 어색하게 느끼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더군다가 군복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적과 싸우는 여자의 모습을 보게되면 아직도 많은 분들은 어색함을 느끼실겁니다. 

그러나 요즘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며 아이까지 돌보는 남자가 있듯이, 적과 싸우는 전투를 수행하는 여성은 예전에도 늘 있었답니다.

오늘은 밤의 마녀들이라는 별명으로 나치군을 떨게했던 소련 여성 폭격기 연대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는 여성이라고 비켜갈 수 없었습니다.


당시 참전을 했던 나라들은 저마다 여군을 편제해서 전쟁에 동원을 하게 되는데요. 이들은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의무, 행정, 통신, 보급 등 주로 후방쪽 업무에 종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치 독일군에 의해 패망 위기까지 처해진 소련은 여성 전투부대를 편성하여 치열한 전투 현장 속으로 투입하게 되는데요. 소련의 경우 전쟁을 치루는 동안 1000만명이 넘는 병력을 동원하게 되는데 이 가운데 약 80만 명 정도가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공군에도 여군 수천 명이 배치되어 나치의 공군에 대항하여 조국을 위해 싸웠습니다. 

1938년 소련 최초의 여성 조종사 마리나 라스코바가 러시아 횡단 비행에 성공한 이래 수천 명이 각지의 비행 클럽에서 조종 훈련을 받았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전투 조종사로서 전선에 나가기를 희망했지만 정작 소련군 당국은 망설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숙련된 조종사가 절실했지만 여성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거라고 믿지 않았기 때문이죠. 남성 조종사들이 가진 편견은 꽤나 깊어서 여성 동료와 비행하기를 꺼렸고, 심지어 여성 정비사가 손본 항공기에는 타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련의 상황은 급박했습니다. 

결국 여성 조종사들은 나치 독일군으로 부터 소련을 지키기 위해 날아오르게 됩니다.

1942년 세계 최초로 여성 폭격기 연대 3개가 조직됩니다. 586여성전투비행연대, 587여성폭격기연대, 588여성야간폭격기연대가 그것입니다.

야크 전투기가 주력 기종인 586여성전투비행연대와 Pe-2 폭격기로 구성된 587여성폭격기연대와는 달리 588여성야간폭격기연대는 성능이 떨어지는 구식 복엽 폭격기를 사용했지만, 독일 공군에게는 ‘밤의 마녀들’ (Nachthexen, Night Witches)이라 불리며 악명을 떨쳤습니다.

밤의 마녀들이 탑승한 Po-2 폭격기는 당시로도 낙후되어 전쟁 전 훈련용 연습기로 쓰였던 기체였습니다. 목제로 만들어진 프레임위에 캔버스 천를 둘러 동체와 날개를 만든 이 구식 복엽기는 단 2발의 투하용 폭탄을 장착할 수 있었고, 최대 적재 무게도 1톤 미만이었다고 합니다. 적군에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자기방어 수단은 후방에 있는 7.62mm 기총 1자루가 전부였습니다. 

당시 소련은 극심한 군수품 부족에 시달렸기 때문에 최고 시속이 고작 150km인 이 느려터진 폭격기의 조종사와 기총 사수에게 낙하산마저도 지급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독일 전투기에 피격된 Po-2 폭격기의 여성 조종사들의 선택은 2가지뿐이었습니다. 

하나는 기를 쓰고 아군지역으로 날아와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불이 붙은 기체밖으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나치 독일군이 소련군 포로를 다루는 것에 대해서는 악명이 자자했고, 더군다나 여군이라면 이들이 당해야 할 고통과 치욕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야간 폭격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도 이런 구식 복엽기로는 낮에 독일 공군의 공격과 지상 포화를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고육지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조용하지만 강했습니다. 



588여성야간폭격기연대의 주된 목표는 직접 독일군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독일군의 후방 기지나 창고를 습격하는 것이었습니다. 힘든 전투를 치루고 곤한 잠을 자고 있을 때 머리 위로 날아와 폭탄을 투하하는 그녀들은 독일군 병사들을 심리적 공황 상태로 몰아넣기에 충분했습니다.

독일 공군 JG-52 전투기대 지휘관 요하네스 슈타인호프(Johannes Steinhoff)대위는 이렇게 회고했다고 합니다.

소리없이 날아와 우리를 괴롭히던 소련 조종사들이 여자란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으며, 그들은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어 보였다. 그들은 어두운 밤이 되면 저속 복엽기를 타고 날아와 그들 때문에 밤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소리 없이 날아와 폭탄을 배달했습니다.

밤의 마녀들의 폭격 형태는 Po-2기를 몰고 적진에 날아가서 먼저 목표물을 찾습니다. 목표물이 시야에 들어옴과 동시에 엔진을 끄고 조용히 글라이드 비행을 시작합니다. 독일 지상군들이 Po-2 날개를 고정하는 철사줄이 바람에 윙윙거리는 소리를 들을때 쯤은, 이미 때가 늦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천천히 미끄러져 날아온 밤의 마녀들은 일시에 폭탄을 투하하고는 엔진을 켜고, 기지로 향합니다. 

Po-2기는 목재로 프레임을 만들어 캔버스 천으로 덮어 만들었기 때문에 레이더 파를 대부분 흡수하여 독일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밤의 마녀들은 대부분 지상바로 위로 저공비행을 했기 때문에 레이더 추적이 더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무가 위험한 만큼 피해 또한 컸습니다. 

하루는 Po-2 4대가 독일 BF-110 야간 전투기 한대에게 줄줄이 격추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당시 이 광경을 목격한 세라피마 아모소바(Serafima Amosova)가 회고한 내용입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갑자기 서치라이트들이 우리를 쫓았고, 곧 지사에서는 대공포와 로켓포들이 우리를 향해 날아왔다. 얼마후 대공포들이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독일 전투기가 나타났고, 우리편대의 4대 폭격기가 하나씩, 하나씩 화염에 휩싸였다. 그 모습은 마치 불타오르는 양초같았다. 우리는 그날밤은 더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기지로 돌아왔을 때, 막사에는 펴지지 않은 8개의 조립식 침대가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불과 몇시간 전 화염속에 죽어간 친구들의 잠자리였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제 588 여성 야간폭격기연대는 총 2만4천회의 출격을 통해 모두 23,000톤의 폭탄을 독일군에게 선사하는데요. 나치 독일과의 마지막 전투인 베를린 공방전에도 참가한 이 비행연대 생존자들의 평균 출격기록은 개인당 1천회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에 소련 정부는 이 여성조종사들이 전장에서 보여준 용기와 헌신에 대한 보상으로 모두 21명에게 소련연방 영웅 칭호를 선사합니다.  


588 폭격기연대의 조종사들. 괄호안은 출격횟수.

좌로부터 일리나 세브로바 중위(1008) / 나탈리아 메크린 대위(980) / 예브게니야 지구렌코 대위(968) / 마리아 스미르노바 대위(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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