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들이 최후를 맞이하는 '비행기의 무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동물, 식물을 비롯하여 모든 사물에는 수명이 있는데요.
우리가 평상시 사용하는 휴대폰도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처음같지 않고 고장이 나게 되고,
자동차가 수명을 다하면 폐차 수순을 밟는것처럼 하늘을 날게 만들어진 비행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명을 다한 비행기는 어떻게 처리가 되는 것일까요?
창공을 누비던 비행기들이 최후를 맞는 특별한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비행기들이 마지막 최후를 맞이하는 '비행기의 무덤'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폐차장이야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나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비행기의 폐기장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폐기되는 것일까요?
AMARC의 구역과 몽선공군기지의 구역을 나눈 모습.
저 AMARC 구역만 해도 2,600 에이커 (318만 평, 1,052 헥타르)라고 합니다.
AMARC는 Aerospace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Center의 약자로서 항공기의 유지 보수,재생을 맡는 기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1946년 몽선 공군기지에 B-29와 C-47 등의 기종들을 저장할 보관소를 세우게 되었는데 이전까지 AMARC(Aerospace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Center)로 불렸으나, 지금은 309 AMARG로 불리고 있습니다.
309th Aerospace Maintenance and Regeneration Group(309 AMARG)비행기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죠.
땅의 지질이 알칼리성이고 강수량이 극히 적은데다가 습도가 매우 낮아, 비행기의 부식과 손상이 최소화된다고 해서 대부분 모든 군용기는 이곳에 보관중입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규모가 엄청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09 AMARG는 제309항공우주정비및재생전대로 미국에서 운용하고 퇴역한 군용 항공기를 모하비 사막에 보존하여 유사시 또는 정비용 부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공군 물자 사령부의 예하 조직입니다.
거의 모든 미국 내 군용기들은 퇴역하면 이곳에 오도록 되어있고 (여의치 않은경우 NAS North Island에 보내서 폐기처분 시키는 경우도 있음.) 위급한 일이나 美 국내외 중고를 사려는 고객이 있을경우에는 여기서 보수와 재생을 받은 다음 보내게 됩니다.
퇴역한 노후항공기들은 그렇다면 어떻게 처리가 되어 여기에 오게 되는 것일까요?
1. 퇴역 항공기의 수령
퇴역한 항공기는 비행이 가능하면 자체적으로 비행해서 오게 되거나
기기 어느 부분이 상태가 좋지 않거나, 비행이 불가능한 상황일 경우 육로, 해상수송, 철도편을 통해 오게 됩니다.
C-5 수송기나 C-17 수송편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행해서 들어올때는 몽선 영내 활주로를 이용하게 되는데, 그 활주로를 거쳐서 정비창에 도달하여 최종 수령된다고 보면 됩니다.
노란선 : 정비창으로 들러가는 길
파란선 : 정비창 내 유도로
빨간선, 녹색선 : 공군기지와 보관소를 구분하는 선
정비창에 수령된 비행기들은 보존 처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2. 기체 내 위험요소 제거 작업
퇴역 항공기 내에 있는 각종 위험요소 (폭발 가능성이 있는 탈출좌석, 서바이벌 키트, 채프, 플레어 디스펜서)들을 제거한 후, 남아있는 연료와 모든 유압을 제거합니다.
3. 기체의 부품을 확인기록
위험요소를 모두 제거한 폐기체는 항공기 저장작업구역으로 옮겨지는데, 여기에서는 기체가 비행하는데에 있어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기재들의 이상유무를 체크하고, 혹시라도 보안상의 문제가 있는 부품은 따로 비밀구역으로 이동시키고 심하게 손상되어서 작동이 불가한 부품들은 폐처리를 시킵니다.
그 후 각 부분별로 코드를 부여한다음 잘라낼곳은 잘라내고 엔진을 떼야하는 경우에는 엔진을 떼서 둥근 컨테이너에 보관을 하게 됩니다.
사진은 밀봉이 안되어 있지만 많은 엔진들이 아직 가동이 가능한지 컨테이너 위 아래 다 밀봉해서 보관을 합니다.
항공기와 엔진자체를 한번에 밀봉하는 경우도 있는데, F-14나 F-15같은 기체들이 해당됩니다.
4. 기체의 세척
위험요소와 부식될 위험이 있는 부품들, 그리고 기타 잡다한 요소를 제거한 후 대대적인 세척을 실시합니다.
밀봉을 하기 전 잡다한 것들을 씻어내서 깔끔하게 보관하기 위해서죠.
5. 봉인작업
깨끗하게 세척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봉인작업에 들어갑니다.
빈 공간의 파이프에는 완충물질을 채워넣고 대응 공간이 필요한 부분에는 다른 부품으로 채워넣는 작업을 실시합니다.
비닐 컴파운드 소재의 '스프레이랏'이라는 마감재를 이용해 두겹으로 기체를 감싸는데, 처음에는 검정색 스프레이랏으로 기체의 각종 구멍을 모두 막아서 사막의 모래와 먼지, 수분, 각종 동물과 곤충들로부터 기체를 보호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백색의 스프레이랏을 덮어 외부의 자외선을 막아 기체내부의 온도가 균일하게 유지되게끔 하죠.
이 스프레이랏은 비닐처럼 된 것, 페인트로 뿌리는 형태, 이 두가지가 있는데 기체의 형상에 따라 적절하게 분배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표면이 매끄러운 캐노피 부분은 아크릴 소재로 된 전용 마감재로 처리하기도 하는데 아예 폐기상태로 보거나 전시용은 이 마감재를 쓰지 않고 그냥 방치상태로 놔둡니다.
이렇게 마감작업까지 완료가 되면, 기체내부의 온도는 외부의 기온보다 약 9~15도 정도 아래로 유지되죠. 그리고 혹시라도 마감작업이 잘못되어 내부 온도가 상승할 것을 대비하여 온도센서를 부착해놓습니다.
그런데 이 온도센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떼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아예 처음 보관할때부터 안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노후가 심해서 다시 비행할 기미가 안보이는 기체들은 처음부터 붙이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면 떼어버린다고 합니다.
6. 보관장소로 이동
봉인작업까지 끝냈으니 이제 보관 주기장소로 옮겨집니다.
보관되는 곳은 두곳인데 한곳은 비행기를 보관하는 곳, 또 다른 한곳은 비행기의 주요 부품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약 50% 정도의 항공기는 약간의 수리를 통해 유사시 비행할 수 있고, 전체 항공기의 가격은 약 400억 달러로 알려져 있으나 기체의 상태에 따라 약간 더 저렴해질 수도 있습니다.
해외 판매도 가능한데 지금은 퇴역한 한국 공군 T-38, 추가도입 목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져간 P-3B 등은 모두 AMARG에서 도입했던것들입니다.
외국에 판매하는것 외에, 미 공군도 필요하면 이곳의 기체들을 끌어내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죠.
베를린 공수작전 때 여기 저장해두었던 수송기들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합니다.
항공기가 심하게 훼손되거나 복원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보관하지 않고 해체해서 각종 예비 부품들을 떼어내어 판매합니다.
구글 어스 사진을 보게 되면, 분해되어 있는 비행기가 꽤나 많은데 예비 부품으로조차 쓰기 어려운 기체들은 위 사진처럼 모두 해체됩니다.
이 해체한 것들은 전자 장비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고철로 재활용을 하기도 합니다.
이곳에 보관중인 항공기는 크게 5가지 기준에 따라 보존, 관리 되는데요.
■ Type 1000
비행가능 상태로 복귀가 가능한 상태의 항공기들, 부품의 동류전용은 금지되며 매 6개월마다 보존검사를 받고 매 4년마다 재 보존처리를 받습니다.
■ Type 1500
완전한 보존처리는 되어 있고 부품의 동류전용은 금지하며 재 보존처리는 하지 않습니다.
■ Type 2000
기본적으로 보존처리의 수준은 같지만 부품의 동류전용을 위한 장탈이 가능하고 재 보존처리는 하지 않습니다.
■ Type 3000
비행가능한 상태로 임시로 저장되는 방식입니다. 저장 관리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서 자주 사용되는 보존기준은 아닙니다.
■ Type 4000
엔진은 분리해 보존처리 하며 엔진과 주요 창만 보존처리를 합니다. 주요 부품은 국방물자 재이용 판매소(DRMO;Defence Reutilization and Marketing Office)를 통해 매각됩니다.
이곳에 보내지는 비행기들 중에는 상태가 양호한데도 보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법정 내구연한을 넘겼을 때로 예외없이 여기로 보내지게 됩니다.
잘 날던 헬리콥터도
한순간에 퇴역 수순을 밟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글 사진을 보면 한국공군에서 운용했던 T-38을 볼수있었는데요.
예전에 우리나라가 AMARG에서 들여온 T-38을 T-50 도입전까지 리스로 운용했었다가 반납을 했는데 그 반납된 기체가 AMARG로 다시 오게 된 것이죠. 자세히 보면 도장도 똑같습니다.
아래는 이곳 비행기의 무덤으로 왔던 기체가 다시 생명을 얻어 재활용된 경우입니다.
보관되던 WB-57 기체로 이 기체는 퇴역한지 40년이 훌쩍 넘은 기체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나사에서 이 기체를 고고도 관측 연구기로 사용한다고 재사용을 요청해 왔습니다.
신너로 쫙 벗겨낸다음 재 정비를 받은 WB-57의 모습입니다.
나사에서 사용하기 위해 여러 관측장비를 달고 재 정비를 받게 됩니다.
시험비행 장면입니다.
재도색을 하고 나사에 인도된 WB-57의 모습입니다.
무덤으로 왔던 비행기가 새생명을 얻고 멋지게 탈바꿈했습니다.
▼ 퇴역 F-15에서 재 보존 처리를 하는 모습
많은 분들이 정말 좋아하는 F-14 톰캣 전투기는 이제 AMARG에 몇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란으로의 부품 유출을 막기위해 어쩔수 없이 몇몇 기체를 빼고는 모두 고철처리가 되거나 조종석이 제거된채 박물관에 가있다고 합니다.
2차 대전이 종료된 후 B-29나 C-47기와 같은 거대한 비행기들을 격납할 전용 격납고가 필요했으나 사실 그 많은 별 필요없는 비행기들을 수용할 시설은 없었고, 또한 그러기 위해서 만드는 것 역시 만만찮은 비용을 소모하여야 하므로 생각해 낸 것이, 비도, 먼지도, 별다른 기후변화도 없는 아리조나의 고산지대인 Tucson지역에 보관하기로 한 것입니다.
사진 속에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항공기들로 1956년 비키니 섬에 수소폭탄을 투하했던 폭격기 B-52, ‘탱크 킬러’로 불리는 공격기 A-10 썬더볼트, 미 해군 소속의 가변익 함재기 F-14 톰캣, 전략폭격기 B-1 랜서, 조기경보기 E-2 호크아이, 공중급유기 KC-135 등이 있습니다.
이런 비행기들이 하나 둘씩 세워지면서 지금의 무덤과 같은 모습이 되었죠.
AMARG와 이곳의 비행기들은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고 합니다. 2006년 퇴역한 F-14는 영화 ‘탑건’에 등장했으며, AMARG는 인기를 끌었던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의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덤이라고 불리우긴 하지만 어떻게보면 무덤이 아닌 일종의 비행기 임시 저장고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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