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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히틀러의 전기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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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들은 적이나 타국을 압도하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최고의 역량과 기술들을 동원하여 다양한 전쟁 무기들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요. 특히나 전쟁에 임하면서 전쟁 승리를 위해 만들어진 무기중에는 당시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많은이들에게 회자되며 유명해진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나치를 이끌었던 히틀러의 전기톱이라 불리며 악명을 떨쳤던 무기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히틀러의 전기톱으로 악명을 떨친 무기는 Maschinengewehr42(42년형 기관총, 영어의 Machinegun과 동일한 뜻)입니다. 줄여서 MG42로 불리죠.

MG42는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개발된 독일군의 기관총입니다. 

2차 대전에서 10인 분대당 1정씩 지급되어 연합군 보병들을 가장 많이 죽인 총이라고 일컬어지는 기관총입니다.

7.92 x 57 mm 마우저 탄을 사용하며, 쇼트 리코일 방식으로 동작하죠. MG34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MG34와 MG42는 모두 생산되어 사용되었습니다. 


▼ MG34

당시 독일은 다목적 기관총인 MG34를 이미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MG34가 성능은 좋았어도 과도기적 모델이라 무겁고 부품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단가가 비쌌습니다. 게다가 항공기용 기총으로 설계된 총이었기 때문에 가혹한 환경의 먼지나 진흙 등에 취약한 면이 있었고, 생산 공정이 복잡하여 단가가 높아 전시 생산에는 부적합했습니다.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전시중에 개량하여 나온 것이 기관총계의 전설로 불리는 MG42입니다.  


▼ MG42

롤러 로킹 작동방식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프레스 생산방식으로 단가를 낮추며 생산성을 높였으며, 무게도 가벼운 편으로 완성품은 좋은 평가를 받고 바로 독일군에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1942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름도 MG42가 되었죠. 이 때 개머리판과 손잡이 그립은 초기에는 열경화성의 초기형 플라스틱인 검은색의 베이클라이트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1943년 이후에 전시물자들이 귀해지면서 개머리판 제작에 목재 제품이 사용되었습니다.


▼ MG 42의 기관부 내부구조

MG42는 구조가 복잡하여 고장이 잦고 생산효율도 낮았던 MG-34의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었으며 설계사상은 단순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MG42는 볼트 록킹 시스템(bolt locking system)을 적용해 심한 오염에도 작동하는 높은 신뢰성을 가질수 있었죠.

또한 싼 생산단가와 빠른 생량속도를 그로스푸스AG社는 프레스 공법으로 해결하였습니다. MG42는 철강을 정밀하게 가공해야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많은 원자재가 들었으며 무엇보다도 값이 비쌌지만, 독일은 공업계에 있어 프레스 공법의 선두주자 였고. 이 공법은 철판을 찍어내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보다 빠르고 효율적이었습니다.


번개같은 총열 교체 

총열에 손잡이가 없어서 석면장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당시 기관총치고는 드물게 총열교환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 과열된 총열을 계속 교체하며 지속사격하는데 유리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몇가지 동작만으로 느려도 15초, 평균은 10초에서 숙련된 병사의 경우 6~8초만에 총열교체가 가능하여 오히려 후에 나온 M60 기관총보다도 총열교체가 월등하게 쉬웠죠. 


▼ M60

M60과는 달리 엎드린 채로 총열 교환이 가능했으며, 총열에 양각대를 붙이는 수고스러운 일도 필요없었기 때문에 총열교체를 하다가 흙탕물에 떨어뜨릴 일도 없었습니다.


▼ 브라우닝 M1919 기관총

라이벌 격이던 미군의 브라우닝 M1919 기관총 역시 희대의 천재였던 존 브라우닝이 만든 무기라 신뢰성과 성능은 보장되었지만, 어디까지나 수냉식으로 냉각수를 넣어둔 상태에서 참호에서 발사할 목적으로 만들었던 것을 공냉식으로 바꾼 부작용(?)때문에 총열은 금새 달아오르게 됩니다. 덕분에 새 것으로 갈아끼우는 게 골치 아파지는 문제까지 생겼던 것입니다. 

이는 M2 중기관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M2 중기관총

M1919A6을 쓰던 한 미군 보병은 "적군은 버튼 하나로 총열을 간단하게 바꿀 수 있지만 우리는 총을 세로로 세워 총열을 뽑고 새로 끼운 다음에 다시 잘 조정해야 한다. 총알이 날아오는데 그 짓을 해야 한다. 화가 날 지경이다."하고 투덜거릴 정도였죠. 


경이적인 발사속도

MG42의 가장 큰 특징은 분당 1,200발이라는 어마어마한 속도입니다. MG34가 분당 900발을 발사해 당시 비교적 빠른편이었으나 독일군은 수많은 전투를 치러 오면서 보다 높은 화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또 높은 발사 속도가 살상 능력을 높이는 것이 실전에서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병사가 사격을 하는 동안에 조준을 하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그 좁은 시야를 오래 유지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에 많은 탄환을 발사하면 전투력은 향상될 수 밖에 없죠.

이것이 MG42에 적용되어 발사속도를 더욱 향상시켰으며 최대 발사속도를 1,500발/분까지 가능케 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분당 1,200발로 되어 있긴 한데, 노리쇠뭉치의 무게를 조절하면 발사속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당시 영국의 비커스(Vickers) 기관총의 발사속도가 분당 600발, M16의 발사속도가 분당 800발을 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나온 영화 람보 등에서 유명한, 오늘날에도 한국군에서 사용중인 베스트셀러 M60의 발사속도는 분당 550발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이것은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MG42는 파괴적인 무기임에 틀림 없었죠. 

빠른 발사속도는 탄환을 너무 빨리 소비해버리는 문제가 있었으나 탄약을 추가로 소지해 탄환 소비를 뒷받침하였습니다.


MG42는 MG34의 탄창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벨트는 메탈 링크식으로 한 줄이 50발입니다.  이것을 내장하는 드럼탄창 이나(탄창에 특별한 기구는 없고, 원통형의 빈 상자), 250발 탄 수납 상자가 공급되었습니다.


▼ 드럼 형태의 탄통


MG42로 무장한 독일군의 모습입니다. 양각대와 50발들이 드럼탄창이 장착된것을 확인할 수 있죠.


분당 1000발이 넘어가면 인간의 귀로는 개개의 탄환이 발사되는 소리를 식별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거의 천을 찢는듯한 소리로 느껴지게 됩니다. 덕분에 MG42는 '히틀러의 전기톱(Hitler's buzzsaw)', '히틀러의 지퍼(Hitler's zipper)', '뼈톱(Bonesaw)' 등의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죠. 영국에서는 '스팬다우(Spandau)'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이는 MG-42에 새겨진 문자로 MG42가 생산된 베를린(Berlin)의 공장 이름을 의미합니다.

MG42의 화력은 무시무시한 것이여서 연합군에게 MG42기관총은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미육군은 MG42의 영상이 담긴 필름을 교육자료로 활용하여 병사들이 전장에서 MG42를 마주쳤을때의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다고 하죠. 이렇게 MG42는 독일군부의 기대이상으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였습니다. 모든 전선의 독일군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았던 동시에, 모든 전선의 연합군에겐 공포와 증오심을 받는 기관총이 되었죠. 

MG42는 분명히 현대의 시점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훌륭한 기관총인 것은 확실합니다.

MG42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단순히 빠른 발사속도 때문이 아닙니다. 사실 빠른 발사속도는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과는 달리 기술적으로는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총기의 발사속도를 높이는 것은 생각보다 별로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노리쇠를 가볍게 제작하고, 노리쇠 왕복거리를 줄이고, 복좌 용수철의 장력을 줄이면 모든 총기는 마법같이 발사속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다른 국가의 기관총들도 브라우닝 M2, 빅커스 K나 ShKas 등의 항공기용 7.62mm급 기관총은 MG42와 동등 이상의 빠른 연사속도를 내며, 금속제 탄띠를 물리니 걸리지도 않습니다.

MG42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높은 신뢰성, 빠른 총열교환 능력, 고급 삼각대와 스코프 때문입니다. 


특히 위에서도 언급했던 빠른 총열 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총열(총신)은 총의 생명에 큰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열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 과열로 인해 총열이 손상되는 것이 문제죠. 총열 끝부분이 손상되어서 명중률이 떨어지거나, 총열이 녹아서 휘어버리는 수도 있고, 더욱 심한 경우에는 총열뿐만이 아니라 총열 덮개까지 녹아서 서로 눌러 붙어 아예 총을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열된 총신은 마모를 막기 위해서 250발마다 교환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기관총 부대는 항상 예비의 총신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진정한 다목적 기관총

다목적 기관총 MG34과 마찬가지로 MG42도 다목적기관총의 목적을 훌룡히 수행해 냈습니다. 양각대를 장착한 MG42는 경기관총으로 이용되었죠. MG34와 공용인 양각대는 용도에 따라 기관총의 총구 부분이나 중앙 부분에 연결하였습니다.


▼ 라페테 42 삼각대와 MG42

중기관총, 고정식 화력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우 20.5 kg 무게의 라페테 42 삼각대를 받쳐 사용하였습니다. 라페테 42 삼각대는 라페테 34와 함께 매우 쓰임세 높은 삼각대였죠. 원격방아쇠와 장거리 조준기 (배터리를 넣으면 야간사격용 십자선에 불이 들어옴)가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공기관총으로도 변신되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MG42는 MG34처럼 1~2인으로 조작 가능했고 1개 분대에 1정이 지급되었으며, 경기관총 또는 분대지원화기로 사용될 뿐 아니라 삼각대 위에 얹으면 중기관총, 대공 조준장치를 부착하여 대공기관총으로 전차와 장갑차에 탑재되어 차재 기관총으로도 활용 가능한 다용도 기관총(GPMG)이었습니다. 이것은 최고의 장점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죠.


전쟁후 영향

MG42는 2차대전에서 연합군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준무기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유명한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 상륙작전에선 MG42가 연합군 3000명을 죽이게 됩니다. 이렇게 MG34와 함께 독일군의 주력 기관총으로 활약한 MG42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 기관총 개발에 하나의 모범이 되며 세계 각국에서 장기간 운용되었습니다.


실제로 미군은 2차대전 당시 MG42의 강력한 성능에 자극받아 노획한 MG42를 본국에 가지고 돌아가 자국의 30-06(7.62mm×63)탄환을 사용하는 새로운 경기관총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죠.

사실 흔히 그냥 보고 배끼면 되지않을까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원본만 가지고 역설계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대략적인 형상은 베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부품공차나 강도, 경도, 표면처리, 도장 등등의 눈만 가지고는 확인이 힘든 여러가지 요소들이 잔뜩 있기 때문이었죠. 이런 것들을 단기간에 제대로 베끼려면 단순히 노획된 총기 몇 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설계도들과 시방서를 입수해야 하는데 그것을 적국에게서 간단히 입수할 수 있을 리가 없고 동맹국에 비슷하게 만들어진 총기도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역설계하려면 축적된 기술이 충분한 회사의 연구개발팀이 전쟁 속 바쁜 와중에 더 중요한 프로젝트를 내팽개치고 말이 역설계지 한참에 거쳐 처음부터 재창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종 영화에서의 등장

▼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中에서

MG42는 MP40과 더불어 독일군 보병화기의 대명사가 되다시피하니 독일군이 나오면 거의 100%로 등장하게 됩니다.


▼ 영화 <스탈린그라드> 中에서


▼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 中에서


▼ 영화 <발키리> 中에서


전차를 박살낸 기록

제 25SS기갑척탄병연대 소속의 장병인 오토 풍크. 

MG 42로 처칠 전차를 격파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직접 장갑을 향해 사격해 관통시킨 것이 아니라 MG42의 예광탄을 연료 탱크에 명중, 유폭시켰다고 합니다.


엄청난 발사속도로 인해 독특한 발사음을 내서 ‘히틀러의 전기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MG42(Maschinengewehr42) 기관총.

비록 상대적으로 늦은 전쟁 중반기에 등장하였지만 현재까지도 최고의 기관총으로 평가될 만큼 그 명성을 날리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고, 총 40여만 정이 생산되어 종전까지 최일선에서 독일군 함께 한 무기였습니다. 다목적 기관총의 효시가 되었으며, 현재 독일연방군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주력 기관총으로 사용중인 기관총 MG3는 엄밀히 말해 7.92x57mm 마우저 탄을 사용하던 MG42를 7.62×51mm NATO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입니다. 그만큼 MG42는 패전국에서 개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기를 뛰어넘어 계속 사용되는 무기사의 명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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